소피아에서의 하루

2003. 6. 7 토요일. 맑음(여행 35일째날)

소피아

 민사장의 안내로 소피아 시내구경에 나섰다. 해발 2290m나 되는 비토샤 산 정상으로 가는 곤돌라를 탔다. 세계에서 가장 긴 곤돌라라고 하는데 정상까지 35분이나 걸렸다. 5월초 산 정상에 있던 눈이 지금은 거의 다 녹았다. 스키 슬로프도 있어서 싼 물가와 좋은 시설로 서유럽 스키 매니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곳이라 한다. 서유럽 관광객들이 상당히 많다. 그동안 닫혀있었고 숨어있던 루마니아나 불가리아가 서유럽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나 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키며 옛날과 변함없이 살고 있는 이들에게서 그들도 나처럼 향수를 느끼나 보다. 가난했지만 아름다운 인정을 나누며 살던 때를 회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발칸의 나라들이다.

소피아 비토샤 공원 초입

 

 비토샤 산 정상의 공기는 싸늘했다. 쭉쭉 뻗은 우람한 전나무들 사이로 6km정도의 산책길 코스가 있었다. 거대한 녹음의 도시 소피아를 전망하며 하루를 보내도 좋을 만큼 비토샤 자연보호 국립공원은 불가리아의 소중한 보배였다. 불가리아의 끝없는 평야를 보고 온 나는 비토샤가 더욱 빛나는 보석 같았다. 산밑엔 승마장 등 리조트 시설이 있어서 한시간 정도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릴 수도 있었다.

비토샤 산 중턱의 작은 마을 보야냐에 있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종교문화유산 보야냐 교회로 갔다. 아름드리 천연림 속에 달랑 작은 비잔틴양식의(?) 낡은 건물이 하나있다.

 이 교회 안에서 벽화 '최후의 만찬'이 발견되어 유명해 졌다는 교회의 내부는 돈을 내야 볼 수 있다는데 마침 관리인이 없어서 그냥 돌아왔다.

  소피아 시민의 상수원인 호수에서 통통배를 타고 호수를 돌고 호숫가 레스토랑에서 돼지 뒷다리 찜요리와 요구르트 수프와 야채 샐러드로 점심식사를 했다. 우리 나라 오이냉국처럼 찬 요구르트에 오이를 채쳐서 넣은 수프가 맛도 좋고 시원했다. 민사장의 안내로 모처럼 불가리아 찜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떠돌아다니는 동안 알아야 면장을 하지.

소피아 시내로 들어 온 우린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사원, 미술관, 소피아 대학, 대통령궁, 세인트 조지 교회, 세인트 페트카 지하교회, 벼룩시장 등 소피아 시내의 무궁무진한 볼거리를 찾아 채하듯이 봤다. 역시 소피아는 자부심이 강한 나라답다. 옛것을 간직하고 보존하는 자존심이 부러웠다. 호텔로 돌아온 우린 짐 정리를 했다. 떠날 준비를 하는 손길이 한결 가볍다. 불가리아로 왔을 때 기진맥진했던 내 모습이 겹쳐진다.그래서 삶은 저지르는 사람만의 것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승리의 불꽃이 마구 떠진다. 우리부부의 포옹 속에서.

 

소피아의 로마 유적인 성 조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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