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대평원을 향하여

2003년 6월 22일 일요일 맑음(여행 50일째날)

이졸라-피란-베체헤지(발라톤), 주행거리 522㎞, 주유량 27.33ℓ&7.60ℓ, 금액 SIT5,105-&SIT1,420-

 방에 밴 역겨운 냄새와 시끄러운 차소리로 잠을 설쳤다. 우린 일찍 10여Km 떨어진 이태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3나라 국경이 접하고있는 아드리아해 최남단 리조트 피란으로 갔다. 아드리아해의 부드러운 모래와 낭만적인 해안가 풍경을 상상하고 간 우린 실망만 하고 돌아섰다. 모래밭이 아닌 돌밭인데 그마저도 대부분은 시멘트로 방파제를 쌓아놓고 사람들은 바닥에 타월을 깔고 누워 책도 읽고 선텐도 하고 수영을 하려면 실내수영장처럼 철계단을 내려가 바다에서 수영을 한다. 멋없고 삭막한 이런 해안가도 있다니…. 미련없이 돌아섰다.

슬로베니아 서쪽 끝 피란 시

피란의 리조트와 캠핑장

 오늘은 오스트리아를 거쳐 헝가리 발라톤 호수까지 갈 예정인데 약 500Km 이상을 달려야 한다. 어제 왔던 길을 그대로 거슬러 올라가 류블랴나에서 오스트리아 Graz와 Wien쪽으로 가다가 65번 국도를 따라 헝가리국경을 넘을 생각이다. 우린 파이팅!~을 크게 외치며 대평원이 있는 여행 7번째 나라 헝가리를 향해 출발했다.


 여행의 힘듬 중 하나는 어느 경우든 반복학습이 없다는 것이다. 예측불허인 새로운 문화, 새로운 환경, 새로운 선택, 새로운 시도, 새로운 적응, 등 예습만을 필요로 한다. 미리미리 계획하고 공부해도 언제나 헤매고, 실수하고 그리고 다시 시도한다. 그러나 오늘은 처음으로 반복학습을 하는 날이다. 오스트리아 고속도로에서 헝가리 국경으로 빠지는 65번 도로까지는 지난번에 달렸던 길을 그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슬로베니아로 들어올 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는데 오늘은 햇빛이 쨍쨍하다. 햇빛이 등뒤에서 비취니 전망도, 운전하기도 좋아서 컨디션이 최상이다. 달려라 달려 은빛 포커스야 ~ 콧노래가 흥겹다.


 슬로베니아 마지막 도시 Maribor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스트리아를 통과해서 헝가리로 들어왔다. 슬로베니아 피란을 떠난 지 꼭 6시간 만인 오후 4시 45분이다. 헝가리의 첫인상이 세련된 슬로베니아와 대비되어 조금 촌스럽고 어수선함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8번 도로를 따라 발라톤 호수 쪽으로 가다 둥지를 튼 황새가족이 보인다. 아~ 반가운 저 풍경. 헝가리 대평원의 예고편 같은 커다란 황새둥지는 자연이 좋던 루마니아에서 많이 본 풍경이다. 헝가리에 대한 예감이 좋다.


 발라톤 호숫가 식당을 겸한 민박집에 숙소를 정했다. 3층 꼭대기 방에선 발라톤 호수가 앞마당처럼 보이고 바로 앞에 있는 작은 간이역에 한 칸 또는 두 칸을 매단 기차들이 지나가기도 하고 서기도 한다. 그러나 내리는 사람도, 타는 사람도 없는 역엔 바라톤 호숫가 갈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우수수 갈대잎 부벼대는 소리가 기적소리가 사라진 빈 들녘을 채우고 있었다. 여행 50일 째. 여기는 헝가리다.

오늘의 주행거리 : 522km  총 주행거리: 8092km  숙식료 : 5280포린트(약2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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