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헝가리여!

2003년 6월 28일 토요일 맑음(여행 56일째날)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내일은 방을 비워 달란다. 부다페스트는 볼거리가 다양해서 민속무용이나 민속음악 등 밤까지 보고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많다. 그러나 또다시 호텔을 구하는 것이 귀찮아서 하루를 앞당겨 내일 슬로바키아로 떠나기로 했다. 오늘은 여유있게  도나우 강변 레스토랑에서 식사도하고 음악도 들으면서 두 달 가까이 떠돈 바쁜 숨을 고르기로 했다. 이 도시는 왠지 묵직함보다는 가벼움이 어울릴 것 같아서다. 10만원(한사람당)상당의 최정상급 집시악단의 연주회가 늦은 밤에 있어서 유혹을 받기도 했지만 포기했다.      

 

멀리 현수교와 페스트 지역이 잘 보인다

 

부다페스트 영웅광장

 오전에 시티투어를 했다. 어부의 요새, 마챠시 교회, 장엄한 왕궁, 겔레르트 언덕, 국회의사당, 국립박물관, 오페라 하우스, 리스트 음악원, 영웅광장 등 볼거리가 많았다. 대평원을 돌아 부다페스트까지 오면서 본 헝가리의 자연과 문화와 역사에 대한 눈뜸이 이 도시의 역사적 흔적 하나하나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린 중심가 쇼핑거리로 나왔다. 거리 장인들이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장식품이나 헝가리 민예품인 화려한 자수제품들이 눈에 익는다. 루마니아의 작은 시골 마을 메라, 후에딘, 마쿠우 마을에서 본 헝가리 자수들이다. 말똥이 거리를 징검다리처럼 수놓았던 마쿠우 마을, 온 마을에 퍼진 말똥냄새가 차라리 향기같던 메라 마을, 개울가에서 여인들이 수를 놓던 후에딘 마을. 헝가리의 풍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살고있는 루마니아의 헝가리인들. 연변 조선족 마을에서 옛 우리모습과 전통을 더 볼 수 있는 것처럼.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식상한 말이 오늘은 진한 울림이 된다.

1896년에 처음 국회가 열린 의사당 건물

부다페스트 중심의 Vaci거리는 보행자 거리

 헝가리 전통의상을 입은 악사들이 연주하는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에 끌려서 우리도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맡는다는 육개장 비슷한 구아슈와 빵, 사라다와 맥주를 주문했다. 자리를 돌며 연주하는 악사들이 우리 테이블에 왔을 때 팁을 주며 감사를 표했다. 일정을 앞당겨 내일이면 떠날 헝가리가 아쉬워 우린 두시간이나 앉아있었다.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한 시간. 발라톤 호수에서 대평원을 돌아 부다페스트까지 의 모든 풍물이 깊은 인상과 만족을 준 헝가리다. 브람스 음악을 들으며 헝가리와 이별하는 멋도 즐기며... 우린 음식값을 계산하려고 계산서를 달라고 했다. 그런데? ! ~ 으악?! 10만원정도의 청구서에 우린 아연실색을 하고 말았다. 이럴 수가.... 헝가리는 물가가 싼 곳 아닌가? 생각보다 배 이상의 돈이다. 순간 망설였다. 따질까? 말까? 그러다 그냥 지불하고 일어섰다. 왠지 그러고 싶었다. 기분좋은 헝가리의 추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마침표를 찍고 싶었다. 넉넉한 마음으로.... 음식값 풀러스 시간 플러스 음악 감상 값 플러스하면 그 정도는 될거라고.... 아니 세계 최정상급 집시음악회에 갔다고 생각하자고.... 헝가리가 준 감동과 경이로움에 대한 보너스라고.... 끝없는 해바라기 밭의 황금물결을 닮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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