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 대성당에서 만남 폴리짜이(Polizei)

2003년 7월 12일 토요일 맑음(여행 70일째날)

 

린들라-쾰른-브뤼셀, 주행거리 315㎞

 풋풋한 풀향기, 누런 밀밭의 흔들림과 달콤한 공기. 신선한 아침. 제법 높은 산자락에 위치한 농촌마을의 아침이 청정하고 산뜻하다. 엊저녁엔 말을 타고 완만한 구릉사이 밀밭길을 산책을 하는 부부를 보면서 별세상이구나 했었다. 식사를 하면서 향 좋은 커피를 연신 마셔대는 우릴보고 주인이 커피를 좋아하나 보다고 한다. 어제의 속 탐이 술꾼의 속풀이 아침해장국처럼 커피를 자꾸 마신다.

 쾰른 성당 앞 광장

 쾰른 대성당

 일찍 쾰른을 향해 떠났다. 라인강 다리를 건너 쾰른의 상징 대성당이 있는 중앙기차역에 도착했다. 1248년에 기공하여 600여년에 걸쳐 지어졌다는 유럽 고딕양식의 최고 걸작인 대성당. 독일 카톨릭 교회의 총본산이고 중세 최대의 기념비답게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웅장하고 장엄했다. 밀린 숙제를 하듯 천천히 대성당을 둘러보며 중세의 신권이 얼마나 절대적이었으면 이런 건축물을 지을 수 있을까 가름하기가 쉽지 않다. 독일은 볼거리가 끝도 없이 많지만 쾰른 대성당의 장엄한 외관은 가히 압권이다. 거대한 독일과 독일 문화가 나그네를 질리게 한다. 광장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누리꾸리한 독일 경찰관 복장을 한 털복숭이 강아지 한마리가 인파사이를 비집고 지나간다. 차림새가 영낙없는 경찰관이다. 귀여워라! 누가 저런 헤프닝을 벌렸을까? 등에 POLIZEI라고 쓴 옷과 모자, 까만 선 그라스, 오른쪽 옆구리엔 권총까지 찼다. 먹을 것을 줘도, 불러도, 개의치 않고 앞만 보고 걸어간다. 재밌는 광경에 관광객들의 폭소가 터지고 쾰른 대성당의 권위에 질려버린 난 강아지 한 마리의 위트와 유머에 제정신이 돌아온다. 집에 있는 포메라이언 뭉치가 보고싶다. 그 놈의 재롱이 눈에 선하다. 벌써 두달이 넘었으니 얼마나 엄마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젠 개까지 그리워진다.

 

 쾰른을 떠나 우린 브뤼셀로 간다. 독일국경을 넘어 벨기에로 들어왔다. 두 나라간에 별다른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깔끔했던 독일보다는 벨기에는 고속도로나 거리가 조금 어설프다. 브뤼셀은 운하와 터널이 많아서 예약한 호스텔을 찾아가는데 애를 먹었다. 운하를 끼고 우회전해서 비슷한 번지수를 찾아간 것 같은데 동네가 온통 아랍사람들이다.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도 아랍상인들의 장터와 가게들뿐 EU와 NATO본부가 있는 유럽의 센터 그래서 콧대높고 GNP 높은 지극히 유럽적인 벨기에를 상상하고 온 우린 뜻밖의 상황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브뤼셀에 이렇게 큰 아랍촌이 있다니.... 숙소 찾기에 예민해질 시간인 오후 5시가 넘었고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이어지는 이곳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코너를 확 꺾어 도는데 주차하고 있던 벤츠 자동차 운전석 문이 확 열린다, 순간 ‘꽝’ 모로코에서 왔다는 40대 부부의 벤츠 차와 부딪쳤다.

 

 아랍남자가 250유로를 요구했고 우린 120유로를 물어주고 그 자리를 떠났다. 운하 옆 큰길까지 다시 나왔다. 잠시 머리를 식혀야했다. 우리가 찾던 유스호스텔은 아랍촌 내에 있었다. 여기서 불과 5분 거리였다.

오늘의 주행거리 : 31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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