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는 고품격이다

2003년 7월 15일 맑음(여행 73일째날)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시 시티투어를 위해 헌법광장에서 출발하는 미니기차를 탔다. 룩셈부르크시 투어는 지형변화가 심해서 버스보다 미니기차가 제격이다. 미니기차가 협곡아래 옛 마을로 들어설 때 이어폰에서 영어안내방송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이 간단한 도시역사나 건물 또는 거리안내 정도로 생각했던 난 깜짝 놀랐다. 작은 나라로서 유럽 강대국들에게 계속 침략을 받아온 고난의 역사를 리얼한 한편의 역사극으로 꾸며 들려주고 있었다. 배우들의 열연을 보듯 격렬한 대사와 음악과 음향효과, 그밖에 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실감나는 룩셈부르크 역사얘기가 인상적이다. 13세기 건물들과 가파른 성채, 지하요새와 전쟁으로 무너져 내린 탑과 성벽, 옛거리와 오래된 건물들이 그대로 있는 버라이어티한 구시가를 미니기차는 천천히 돌며 실감나게 자신들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구시가란 커다란 무대를 이용하여 50분 동안 역사연극 한편을 본 것 같다. 작은 나라 특유의 생존전략에 큰 감동을 받는다. 다른 도시에선 볼 수 없는 참신한 발상이다. 역시 룩셈부르크는 고품격이다.

 루네상스 양식의 그랜드 두칼 궁전

 성 마이클 교회의 첨탑과 남아 있는 성루

 어젯밤 Summer Festival이 열렸던 기욤 광장은 여전히 사람들로 활기차고 르네상스 양식의 화려한 왕궁은 수십세기 전통을 지닌 룩셈부르크 대공국의 옛 왕궁으로서의 품위를 간직하고 있다. 헌법광장 지하의 난공불락 요새는 그 길이가  21km나 된다니 미로같은 요새에서 시티투어를 하면서 들은 대포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룩셈부르크시의 대표적인 풍경 아돌프 다리의 수려함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아르젯트 강에 걸려있는 높이 46m, 길이 84m인 다리는 신시가와 구시가를 연결하는데 다리 아래의 깊은 계곡이 아득하다. 노틀담 사원 첨탑과 구시가가 한눈에 들어오는 황홀하리만치 아름다운 경관이다.  3면이 계곡으로 둘러싸인 언덕 위의 도시 룩셈부르크시는 특이한 지형으로 인해 더욱 멋스럽고 장중해 보인다. 룩셈부르크의 강인한 인상이 우리나라와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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