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가는 길에 뜻밖에 추석 귀향전쟁을 경험하다

2003년 7월 16일 수요일 맑음(여행 74일째날)

룩셈부르크-뮌헨, 주행거리 617㎞, 주유량 37.37ℓ&37.04ℓ, 금액 EUR42-&EUR42-

 룩셈부르크를 떠나 뮌헨으로 간다. 뮌헨까진 약 500km 이상을 달려야 하는 긴 거리여서 오늘은 하루종일 길에서 보내게 될 것 같다. 국경을 넘어 독일로 들어오니 도로나 이정표 등 상황도 쾌적하고 익숙한 곳이라는 안도감에 여유를 찾는다. 슈튜트가르트 방향으로  3시간이상을 달렸다. 나른함 때문이었나? 갑자기 나타난 뮌헨이란 사인에 질러가는 길인가 하고 도로를 갈아탔다. 한참을 가다보니 뉘른베르그 사인이 나온다. 아차! 실수....이 길은 프라하로 가는 길 아닌가. 여기서 뮌헨까지 돌아가려면 299km나 된다. 지금까지 달려온 거리가 324km다. 앞이 캄캄했다. 방심은 금물인데 또....

 

 길을 놓치면 내 역할을 못한 것 같아서 속상하고 기운이 빠져 지친다. 또 시간은 얼마나 아까운가? 돌아나갈 Exit도 나오지 않고... 생명줄 같은 ‘뮌헨 7번 도로를 만날 때까지 160km이상으로 달린다. 이미 오후 한시가 넘었다. 후~드디어 7번 도로 이정표가 나타났다. 잔뜩 긴장했던 어깨의 힘이 쭉 빠지고 이젠 곧장 가면 된다. 가다가 파킹장에서 점심식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7번 도로가 장난이 아니게 막힌다 싶더니 3차선 도로가 차로 꽉 찼다. 무슨 일일까? 한시간을 허비했다. 3차선이 1차선으로 바뀌고 끝내 경찰들이 고속도로를 막고 마을로 들어가는 샛길로 차들을 우회시킨다. 2시간을 허비했다. 3시간이 지났다. 그 기막힘이란....서울이 고향인 난 설이나 추석 때 고생하며 고향가는 사람을 부러워했었다. 그런데 엉뚱하게 독일에서 그 귀향교통전쟁을 경험할 줄이야....

 

 4시간을 허비한 4시 40분이 넘어서야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할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무슨 행사가 있었나 보다. 독일어 방송을 들을 수 없는 우린 그져 추측만 할뿐이다. 슈투트가르트에서 길을 놓친 대가로 지독한 곤욕을 치렀다. 기름도 바닥이 나고 지친 우린 갓길에서 물에 말아 옹색한 점심을 먹었다. 아침 7시에 밥을 먹은지 꼭 10시간 만이다. 뮌헨 74km전. 지친 우린 퇴근시간의 대도시의 혼잡을 뚫고 뮌헨의 예약한 호텔을 찾아갈 일이 끔찍했다. 브뤼셀의 악몽도 되살아나고. 바닥난 기름도 42유로에 채웠다. 74일간의 여행 중 하루에 두 번 기름 넣은 날은 몇 번 없다.

 

 예약한 호텔을 찾아왔다. 일박에 69유로다. 오늘의 주행거리는 617km. 불가리아에서 그리스 아테네까지 갈 때  682km를 달린 후 하루주행거리로는 두번째다. 전혜린과 김영희 두 여인이 생각나는 곳 뮌헨에 드디어 왔다. 지친 내 몸이 부족한 수분을 요구한다.  언제나 우리와 여행을 같이하는 맥주가 술술 넘어간다. 뮌헨은 맥주의 고장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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