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흔적을 찾아서

2003년 7월 20일 일요일 맑음(여행 78일째날)

 잘츠부르크

 어제도 오늘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잘츠부르크에 대한 인상이 좋다. 트램을 타고 다니다보면 악기를 들고 있는 우리 유학생들을 심심찮게 본다. 배낭여행 온 학생이든 음악공부를 하러온 학생이든 우리학생들을 보는 것은 기분좋다. 이들 중에서 미래의 모차르트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는 것은 유쾌하고 즐거운 일이다. 뮌헨에서 만난 민수진 박사도 어학연수 왔다가 눌러 앉아 공부하게 됐다고 하지 않았던가. 여행을 하다보면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사람밖에 없음은 말하면 잔소리다. 농업도, 어업도, 관광사업도, 광업도, 땅이 좁은 우린 경쟁력이 없다. 똑똑한 사람만이 우리의 경쟁력이다. 그래서 더욱 젊은이들에게 애착이 간다. 그들이 우리의 희망이니깐.

 잘츠부르크 잘차하 강에서 바라본 구시가

 

11-17세기에 건립된 호엔 잘츠부르크 성

 모차르트 투어는 모차르트의 흔적들을 찾아 올드 타운을 돌아 Hellvron 궁전까지 갔다가 돌아와 모차르트 뮤지움을 보는 코스로 2시간투어에 요금은 22유로다. 항상 그렇듯이 겉모습만 보고 끝나는 투어 후 우린 다시 명소들을 찾아다닌다. 복잡하지 않은 잘츠부르크여서 걷기에 불편함이 없다. 잘츠부르크의 상징 호엔 잘츠부르크 성과 폰 카라얀이 살던 집 등 잘츠부르크 명소를 돌아보는데 하루가 모자랐다. 모차르트 뮤지움, 모차르트 광장, 모차르트 생가, 모차르트가 세례를 받은 대성당 등 모차르트의 흔적들이 있는 곳엔 관광객들과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했다. 특히 모차르트 생가가 있는 중세풍의 골목은 호엔 잘츠부르크 성 밑 모차르트 광장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호엔 잘츠부르크 성에서 바라본 신시가지

 

붉은 지붕의 논베르그 수도원

 생가가 있는 골목에서 본 우리나라 두 학생의 대조적인 모습이 앙금처럼 남는다. 모차르트 생가가 있는 골목은 그 많은 인파 속에서도 골목엔 휴지조각하나 떨어진 게 없이 깨끗하다. 모차르트 생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 한국학생들도 있었다.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기다리던 투실투실 살이 찐 잘 생긴 남학생이 차례가 되자 휴지를 길에 버리고 사진을 찍는다. 내가 다가가 버린 휴지를 주우라고 했더니 자기가 버린 거 아니라며 사진을 찍고는 유유히 골목으로 사라진다. 그 남학생의 태도는 정말 자신이 한일을 모르는 듯했다. 자신도 의식 못하는 늘 했던대로의 무의식적인 행동인듯. 내 자식의 허물을 본 것 같아서 얼른 휴지를 주워 휴지통에 넣었다. 3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습관. 자녀의 평생 재산인 좋은 습관 기르기의 책임을 부모님들은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 철없는 남학생(대학생임) 때문에 언짢아진 마음으로 모차르트 생가를 떠났다.

모차르트 광장에 있는 그의 동상

잘차하 강변 카라얀이 살던 집

 모차르트 광장 코너에 한국여학생이 좌판을 벌리고 있었다. 일하며 여행하는 Working Holliday 하고 있는 신학대학에 다닌다는 여학생은 한지에 ‘박씨가게’라 써서 돌담에 붙이고 한글을 예쁘게 쓴 작은 액자를 팔고있었다. 강나루 건너서 술익는 마을,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참. 등 인사동에서 많이 보는 작은 공예품들을 손수 만들었는데 이곳에 온지 3일 되었다고 한다. 어느 도시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구시가지엔 늘 다양한 거리문화를 만난다. 프라하 카롤 다리도 그렇고 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변도 그렇고 다양한 상품들을 노점에서 판다. 그것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데 한문이나 일본 글자를 액자에 넣어 파는 것은 보았지만 한글 공예품은 처음이다. 기특하고 자랑스런 우리의 딸이다. 서양관광객들도 신기한 듯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박씨 가게를 연 여학생과 깨끗한 거리에 휴지를 버리는 남학생. 철난 여자와 철없는 남자. 올록이 볼록이처럼 모두 우리자식들이다.

 

 어제 광란의 재즈 페스티벌 행렬이 지나갔던 쉔부른 궁전으로 다시 왔다. 정원엔  갖가지 꽃들이 만발했고 잘츠부르크 시민들도, 관광객들도 꽃밭 벤치에 앉아서 석양에 물들어 가는 웅장한 호엔 잘츠부르크 성을 바라보고 있다. 나도 성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여기까지 와있다. 무엇을 얻어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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